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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주민자치, 당당하고 멋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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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주민자치, 당당하고 멋지게!”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12.0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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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면 주민자치위원회, 선진지 견학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방문…알찬 서울 문화기행도

주민자치, 11시간 회의로 끝나면 백년 가도 발전이 없습니다. 공부 안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영주시 부석면 주민자치위원회가 1130일 선진지 견학 차원에서 서울 인사동 한국주민자치중앙회를 방문해 전상직 회장의 특강과 함께 서울 답사라는 소중한 추억까지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김동준 주민자치위원장과 김희경임덕규 부위원장, 김용채 사무국장과 김만기 부석면장, 전우성 담당 주무관 까지 20명 가까운 인원이 이날 오전 인사동 태화빌딩 대회의실에 일찌감치 도착했다.

전상직 회장은 먼길을 달려온 부석면 주민들을 반기며 강연을 통해 이웃과 서로 알면 편하게 배려도 하고 도와주고 하는데 서로 모르면 이런 것들이 다 안 된다. 이웃들끼리 서로 속속들이 다 알면 배려가 가능하고 모르면 배려를 못하게 된다. 주민자치는 다름 아닌 이웃사촌 만들기다라고 강조한 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 운영방식, 잘못된 관례와 관행들을 지적했다.

이어 전 회장은 주민자치는 위원들이 땀 뻘뻘 흘리며 일하는 일꾼이 되라는 게 아니라 점잖고 품위 있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 오신 분들은 이미 다 어른이시다라며 그럼에도 주민자치가 계속 빗나가는 것은 공무원들 책임이 1/3, 의원들 책임이 1/3, 그리고 우리 주민자치위원님들이 1/3의 책임을 지고 있다. 제가 전국을 다니며 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인기가 없다(웃음). 위원들, 읍면동장, 지방의원들을 다 비판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전상직 회장은 국회의원, 시의원, 시장들 모두 주민들이 직접 뽑는데 면장은 어떤가? 여전히 시장이 임명한다. 면장, 어떻게 뽑아야 할까? 당연히 주민이 직선해야 한다. 중국도 면장 선거를 한다. 근데도 우리는 왜? 일제 영향이다. 선거직 다 없애고 총독부가 다 임명했다라며 근데 지금 읍면동장 선거를 한다면 지자체장, 국회의원, 지방의원들 다 불편해하고 반대할 것이다. 법을 고쳐야 하는데 지금 상태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힘들다. 그러니까 주민자치위원장 만이라도 주민들이 직선하게 만들자는 것인데 솔직히 이것도 쉽지는 않다. 주민자치위원장, 당연히 주민이 뽑아야 함에도 행안부에서 이걸 못하게 하고 읍면동장이 위촉하게 했다. 현 제도의 모순인데, ‘종로형 주민자치 실질화 교육 연구를 이런 것들을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계속해 전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에 대한 실질적 지적과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주민자치위원회 정기회의가 보통 월 1회 열리는데 1시간 정도 형식적으로 개최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저녁시간에 1시간쯤 하고 , 밥 먹으로 갑시다하는 식으로 빨리 끝내버리는데 아예 회의 시작 시간을 오후 2시로 하면 어떨까 한다. 못 오는 분들이 많다고 걱정하시는데 주민자치위원이 월 1회 회의조차 참석하기 어렵다? 그 정도 시간은 낼 수 있는 분들이 위원을 하셔야 맞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매월 회의 때 영주시청 각 과의 과장님을 초청해 그 과의 정책도 듣고 예산 설명도 듣는 것이다. 여기에 이 분야 정책을 가장 잘하는 타 시군구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이후 1시간 정도 어떻게 하면 이 분야 정책을 잘 할 수 있을까를 토론하는 것이다. 이렇게 2년을 하고 나면 행정에 대한 지식 확 늘지 않을까? 처음엔 공무원들이 부담을 가질 수도 있는데 주민들이 그 분야를 잘 알고 나면 공무원들도 편해진다. 지금처럼 월 11시간 회의로 그쳐버리면 100년 가도 발전이 없다. 공부 안하면 방법이 없다. 안배우면 100년 해도 똥볼을 차게 된다. 매월 3시간 정도라도 공부해 주십사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혹시라도 강사료가 부족하면 중앙회에서 전문 강사님들을 보내드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전상직 회장은 영주시에 대한 공부가 곧 주민자치 공부다. 따로 주민자치 공부할 생각 하지 마시고 먼저 지역에 대해 공부해 영주학을 만들어 이를 초중고 학생들에게도 1시간 씩 가르치면 좋을 것 같다. 교사, 경찰, 소방공무원들에게 영주학을 가르쳐야 한다. 지역에 대해 알고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영주를 거쳐 간 사람들을 모두 영주인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전 회장은 마을에 능력 있는 분들이 많다. 시간, 재주, 경제력 등이 많으면 이걸 잘 활용해 주민자치 사업이 잘 되게 만드는 역할이 바로 주민자치회장의 할 일이다. 그러나 자칫 제대로 못하면 당장 민폐라고 비판 받을 수도 있다라며 만약 사업비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이걸 내실 분들은 많을 것이다. 금액의 문제도 아니고 못 낼 것도 아닌데 돈 낼 분위기가 안 만들어지고 명분이 안 만들어지는 것이다. 주민들이 기꺼이 힘을 보탤 사업 기획이 관건이다. 이걸 먼저 해봐야 한다. 지금은 마을 주민들이 노는 걸 다 잊어버렸다. 예전엔 마을에서 정말 잘 놀았다. 이런 문화를 살려야 한다. 또 동네 아이들로 하여금 저 어른처럼 멋있게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멋진 어른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 부디 영주시 주민자치를 당당하고 멋지게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중앙회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도와 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의가 끝난 후 영주시 주민자치위원회 선진지 견학단은 점심식사를 하고 박경하 한국주민자치학회 부설 향약연구소장(중앙대 명예교수)의 인솔 아래 서울 답사 시간을 가졌다.

이날 코스의 시작은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시작했다. 버스가 인왕산 자락을 거쳐 북한산에 이를 때까지 율곡로, 평창동 등의 역사적 명소에 대한 설명, 그리고 팔각정에서 서울시내 풍경을 조망하며 멀리 보이는 북한산 보현봉과 관악산 줄기, 남산타워와 롯데타워 등에 대한 풍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다음 행선지는 유명한 사철 길상사였다. 극락전과 법정스님의 초상화, 유골 등이 있는 진영각 등을 둘러보았다. 애초 예정되지 않았던 서울의 문화명소 방문은 깜짝 선물처럼 견학단 주민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선사했다. 성북동의 숨은 명소 리홀 음악감상실은 리우식 대표의 일생의 컬렉션인 12만장의 LPCD, 테이프 등을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진공관 앰프,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음악홀이었다. 히틀러가 가장 좋아했다던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스피커 등을 친절한 설명과 함께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흔치않은 시간이었다.

잠시 음악과 분위기에 빠져 있다가 다시 나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창덕궁과 창경궁이었다. 저명한 한문학자인 이강인 교수의 해설로 둘러본 창덕궁과 창경궁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서울시민들조차 쉽사리 찾게 되지 않는 곳이다.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에 영주 사과 빛깔처럼 뺨이 상기된 부석면 주민자치위원들은 다시 먼 길을 재촉해야 하는 관계로 한정될 수밖에 없는 서울 답사 시간을 아쉬워했다. “비록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유서 깊은 종로에 와서 서울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 수 있었던 매우 뜻 깊은 기회였고 주민자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고마움과 아쉬움 속에 영주행 버스에 올랐다.

 

사진=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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