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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게 자치,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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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게 자치,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12.09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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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공화주의 연합발표회 ‘공화주의 역사인식과 정의, 그리고 자치’ 열려

민주와 공화, 그리고 자치에 대한 심층 토론의 자리가 마련됐다.

21세기공화주의클럽 주관, 코리아통합연구원, 유라시아평화통합연구원, 한국주민자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2023 공화주의 연합발표회공화주의 역사인식과 정의, 그리고 자치를 주제로 9일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사회 채진원 교수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는 한면희 21세기공화주의클럽 상임대표의 개회사로 포문을 열고 전상직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학회장, 최민수 사단법인 코리아통합연구원 이사장, 유경석 유라시아평화통합연구원 이사장이 축사로 이어졌다.

개회사 한면희 상임대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은 자치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제에서 수직적 민주주의와 수평적 민주주의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공화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공화도 수직적 차원, 수평적 차원이 있는데 이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민주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공화와 민주를 다 합해도 해결할 수 없는 게 자치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치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23년째 연구해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상수와 변수가 있을 때 나를 상수에 놓고 세상을 변수로 하면 망한다. 특히 민주, 공화를 하려면 상수와 변수를 넘나드는 지평이 필요하고 이는 통합관계가 아니라 긴장관계다. 이 긴장이야말로 자치라고 생각한다. 오늘 공화에 대해 많이 배워 자치 철학을 더욱 두텁게 확립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최민수 코리아통합연구원 이사장은 공화주의는 주민자치를 통해 실현되어 갈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통합은 많은 구성원들이 가진 생각, 가치, 문화가 공존하고 존중되는 속에서의 통합이어야 한다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이끌어온 보수세력 vs 민주화를 이끌어온 진보세력이 대치하고 있고 소통이 안 되고 대화도 안 된다. 그럼 그 다음엔 뭐가 와야 할까? 이건 다음 총선에 나와야 할 것 같다. 산업화, 민주화 이후 그 다음은? 다원화인 것 같다. 다양한 생각, 문화, 가치를 서로 존중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것, 내걸어야 할 것은 공화주의. 이걸 내세워 주민자치 단계에서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모임이 대단히 큰 의미 지닌다. 이런 모임이 결실을 이뤄 내년 총선에선 제3세력이 나와 우리나라를 새롭게 이끌어갈 수 있는 기운이 펼쳐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경석 유라시아평화통합연구원 이사장도 오늘 굉장히 크고 무거운 주제를 접한 심정은 꽤 착잡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을 부정할 사람은 없겠지만 과연 현실은 이게 맞나 싶다. 이걸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혼자가 아닌 같이 더불어 정치하는 게 공화주의다.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실제 한국의 상황은 민주화가 상당히 진척됐고, 기술적으론 선진국으로 칭송받고 있으며, 문화도 상당히 기대를 받고 있는데 유독 정치에 있어서 후진성을 면치 못했고 그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역사는 전진한다고 생각한다. 공화주의+민주주의를 합치는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다. 역사는 반동의 과정을 거치며 끊임없이 발전해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강경선 21세기공화주의클럽 상임고문(방송대 명예교수)공화주의 관점에서 성찰하는 일제치하 한국인들의 정치행태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그리고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이 한국의 주민자치 제도화를 위한 고찰들이라는 제목으로 특별강연을 펼쳤다.

전상직 회장은 한국의 읍면동은 민주주의 사각지대다. 읍면동장 직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누구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한 뒤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내용 중 매우 유명한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 구절은 민주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이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By the People'이고 제대로 하기 매우 어렵다. 그런데 이후 100년 만에 케네디 대통령은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물으라고 했다. 대단한 자신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위 주민자치 선진국이라 불리는 영국, 미국, 프랑스, 스위스 그리고 일본이 하고 있는 것을 우리 조상들이 못했을까, 우리에게 주민자치의 전통이 없을까 라는 의문을 가진 적 있다. 그래서 찾은 것이 향약, 촌계의 역사다. 1895년에는 상당히 앞서 간 내용의 향약조규, 향약판무규정도 만들어졌다. 이런 좋은 전통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다 말살되어 오늘날까지도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주민자치는 결국 품위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품위는 강제나 구속이 아닌 개인의 지위에 맞는 행동에서 나오는 위엄이다. 품위 있는 사회란 구성원들이 서로 모욕하지 않는, 제도가 사람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읍면동의 품위, 민주화는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전상직 회장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 색깔을 알게 되면 친구가 되고 /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정부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이걸 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된다라며 현재의 주민자치회 구역인 읍면동은 주민들이 자치를 하기에 면적은 과대하고 인구는 과다하다. 근린자치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읍면동은 협치로 하고, 통회가 설치되어 주민총회형 자치를 하면 된다. 즉 주민자치기능의 중심은 통리회에 두고 협치기능의 중심은 읍면동회에 두는 이중구조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에 의해 만들어지고 주민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 주민자치는 곧 읍면동민주화이며 이는 읍면동공화주의와 같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음으로 정지웅 아시아연합신학대 교수의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본 여운형의 재발견발표가 진행되었으며 조민 사단법인 코리아글러브 이사장, 김해순 유라시아평화통합연구원장의 지정토론과 참석자들의 질의와 응답,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사진=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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