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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입법의 주민자치 의지는 주인으로 살기 위한 평생학습 의지”[연구세미나85-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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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입법의 주민자치 의지는 주인으로 살기 위한 평생학습 의지”[연구세미나85-②]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4.01.02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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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 ‘평생교육과 주민자치’

주민자치와 평생학습의 접전에 대한 토론이 보다 심층적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논의는 한국주민자치학회가 1228일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에서 개최한 제85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 평생교육과 주민자치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이관춘 연세대 객원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세미나 1부에서는 정민승 한국평생교육학회장/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지역사회에서의 평생교육: 위상과 역할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최수연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교수와 박재준 서울평생교육원 콘텐츠본부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다. 2부에서는 이관춘 교수가 주민자치와 평생교육, 그 접점을 주제로 한 발제를, 양은아 나사렛대 교수와 유인숙 ()평생학습을실천하는사람들 대표가 지정토론에 나섰다.

1부 발제와 토론에 이어 2부 발제는 좌장인 이관춘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이 교수는 평생학습의 출발, 자치적 삶을 사는 것의 출발은 나를 아는 것, 나라는 존재의 허접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평생학습도 주민자치도 철학이 필요하다. 이 철학이 바로 둘의 접점이라고 전제한 뒤 주민자치와 평생교육의 핵심으로 자기입법을 제시했다.

 

자기입법, 주민자치-평생교육의 핵심

 

주민자치의 자기입법(self-legislation)에 대해 발제자는 주민 자치의 성패를 결정하는 블랙박스, 자기결정, 자기효능감, 주민참여의 동인이라고 표현하며 모든 자치 공동체의 필수적인 규칙 제정은 타인이 아닌 공동체 차원에서 스스로 만드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또 평생교육의 자기입법에 관해서는 평생교육의 궁극적 목적이자 지향,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사회화가 요구하는 집단성에서 벗어나 각자성의 의미를 복원하는 학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관춘 교수는 칸트는 품격 있는 삶의 원천으로의 자기입법 강조했다. 윤리학의 혁명적 전환을 통한 자기입법으로 선과 법(도덕법칙)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칸트 이전 즉 윤리학의 천동설에 있어서 중심은 지구/(좋음, 행복)이었으며,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태양은 도덕법칙 즉 선의 실현을 위한 법칙이었다. 윤리는 선과 공동체주의에 기반한 덕으로 선에 종속된 법칙이었으며 좋음옳음에 우선하는 사유방식, 즉 공동체주의가 중시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칸트 이후에 윤리학은 지동설에 기반한 것이었다. 중심이 지구에서 태양으로 옮겨지고 개인의 자유에 기반한 의무 윤리, 자유와 정의가 강조되고 사유방식도 옮음이 좋음에 우선하게 되었다. 여기서 자유주의가 부각된 것이다. 이관춘 교수는 역사적 흐름으로 보면, 관습법에서 만민법(자연법)으로 가게 되었으며 자기입법의 핵심은 자율적 자유에 대한 논의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1부에서 언급된 바 있는 평생교육의 네 가지 학습 원리도 자세히 언급됐다. 유네스코 델러스 리포트(Delors Report, 1996)에 따르면 이는 알기 위한 학습’ ‘행동하기 위한 학습’ ‘함께 살기 위한 학습’ ‘존재하기 위한 학습등이다. 이 교수는 이 네 학습 원리를 실천하는 게 평생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이관춘 교수는 니체의 거리의 파토스힘에의 의지(Will to Power)’도 언급하며 자기입법의 주민자치 의지는 주인으로 살기 위한 평생학습 의지이다.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거리의 파토스는 힘의 의지이며 발산시키고자 하는 것이고 이는 평생교육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인생에 내가 주인이 되는 것은 내가 내 삶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라고 내 내면의 이성이 나에게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주민자치와 평생교육의 새로운 실천전략으로서의 ESG를 언급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평생교육, 공공문제주민자치로 나아가는 교량 역할

 

이어 지정토론에 나선 양은아 나사렛대 교수는 오늘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주민자치와 평생교육의 접점 관점에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공동체와 관련된 논의, 현대철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논쟁적 개념인데 주민자치와 관련해 주체=주민, 이 주민에 대한 해석에 여러 층위가 섞여 있다. 중요한 단위인 주민에는 공동의 삶, 공동체적 개념이 있는 것 같다. 현대 사회철학의 지배적 논리는 도덕관념을 이어받은 자유주의자들의 논의 즉 개인의 자율성 개념을 옹호하고 인격적 독립성, 성찰을 중요시 하는데 외적인 행위, 즉 사회적 관계 중심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공격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유의 개념에 대해 숙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공동체의 붕괴, 회복이라는 것이 정형화 되고 있는 것 같은데 현대사회에서 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형성할 것인가, 이 의미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계속해서 양은아 교수는 간과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현대에서 공동체를 구성하는 방식에서 나오는, 그 안에 진입을 위해서는 타 집단에 대한 혐오, 혹은 인정 개념이 나오는데 타인과의 인정 속에서 내 주체성을 형성하는 것이 현대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이것은 전제된 개념 아니다라는 것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건전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현대의 정치공동체를 살아가는 시민들 속에서 실제 작동하는 공동체 개념은 무엇인지. 이는 정치적으로 이용, 활용되는 경향도 있다. 공동체를 다시 부각 하는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이 우리사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양 교수는 개인 차원에서 평생교육+주민자치의 연결 접점은 프로그램, 교육이고 리더십/자치역량이 주요 키워드라고 할 때 이는 굉장히 공급자적 위치에서의 키워드, 논의가 다수인 것 같다. 주민 개념에 있어서도 특정한 개인이 자치 역량을 갖춰 다른 누구를 계몽하는 시대가 아니다. 개인 개인이 변화하고 참여해 나의 삶, 마을, 사회, 국가를 바꾸는. 가장 중요한 단위는 개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주민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한명 한명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주민들은 집단화 될 수 없는, 한 명 한 명 개인 차원에서의 층위가 있다. 예전같이 집단화 될 수 없는 개인 개인인 것이다라며 주민자치센터에서 흔히 인문, 교양프로그램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이 강좌들의 문턱을 자주 넘어서야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 공공적 관심도 높아질 수 있어 중요한 층위라고 생각된다. 물론 공공적 차원이 개입 되어야 하는 중요한 교육들이 있으나 문제는 이 교육들이 제공된다고 주민들이 다 참여하나? 주민의 참여를 이끌 인문, 문화강좌 같은 다양한 브리지 프로그램도 고민되어야 한다. 점진적으로 위계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시민, 공공문제에 접근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할 것인가, 브리지 프로그램을 설계할 것인가 같은 고민들 말이다라고 제시했다.

양 교수는 또 공공의 문제, 공동 문제에까지 나아가기 위해 설계가 필요하다. 공공적 장소에 접근할 수 있게 문턱이 낮은 진입이 필요하다. 또 필요하면 찾아가야 한다. 찾아가는 워크숍, 주민 한 명 한 명 일깨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평생교육이 주민자치로 나아가는 중요한 브리지가 될 수 있다라며 교육이라는 단어보다 학습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공급자적 입장에서 수용자적 입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들이 무엇에 대해 욕구가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등. 공공적 차원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교량 되는 게 평생교육이다. 다양한 학습, 경험을 통해 삶의 문제들을 발굴, 고민하는 공동의 장이 창출될 수 있다. 2개의 접점에서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접근 방법, 내용 등에 있이서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분야, 접점 만들고 소통하려면 객관화된 데이터시스템 구축 필요

 

아울러 양은아 교수는 데이터 수집, 활용, 분석과 관련해 국가 단위 데이터시스템을 만드는 연구가 절실하다. 우리 단위를 넘어 서서 타 분야와 소통하고 접점을 만드는데 있어서 매우 객관화된 소통의 데이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평생교육-주민자치 접점에 있어서 실행단위가 굉장히 중요하고 이는 마을 단위, 즉 내 삶과 직결되는 단위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카이빙 같은 기초데이터 생성이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와 소통할 수 있는 객관화된 데이터가 꼭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성과관리도 매우 중요하고 점검지표가 필요하다. 이게 쌓이고 점검 체계 시스템 구축이 되다 보면 데이터들이 구축될 수 있다. 우리를 넘어서는 소통, 다른 영역에 대한 설득도 필요하고 구체적 증거,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정책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데 있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전부처간 협의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지정토론자인 유인숙 ()평생학습을실천하는사람들 대표는 주민자치센터 운영 시스템과 문제점 등을 경험에 입각해 정리해 발표했다. 그는 주민자치센터 운영에서 발견된 문제점으로 주민자치위원들의 평생학습에 대한 무개념 주민자치회 임원의 폐쇄적 마인드로 인한 주민들의 요구 묵살 동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소극행정(주민자치회와의 마찰을 피하려고 함) 주민자치센터 강사들의 학습자 무리 짓기(제 식구 만들기) 기존 학습자들의 신규 학습자에 대한 높은 경계심 지역사회 환원 구조 미흡(학습동아리 활동 등) 등을 꼽았다.

또 평생학습과 주민자치를 위한 제언으로 주민자치위원들의 평생학습 인식개선 기회제공 정기적인 강사모집 및 면접을 통한 강사의 역량 및 인성 검증 공동체의식 고취로 신규 학습자에 대한 경계심을 줄이고 포용의 미덕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 평생교육사 채용으로 주민자치센터 운영 및 프로그램개발 전문성 확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담당 자원봉사자의 평생교육사 자격 취득 유도 등을 제시했다.

사진=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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