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55 (금)
“주민자치, ‘혼자 아닌 함께’ 다른 생각도 맞춰가고 배려하며 같이 가는 것”
상태바
“주민자치, ‘혼자 아닌 함께’ 다른 생각도 맞춰가고 배려하며 같이 가는 것”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3.12.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人터뷰] 이기재 대전시 주민자치회 상임회장

초고속승진이라 해야 할까요? 하하. 이상하게 단체에 들어가면 금세 임원이 되더라고요. 주민자치도 마찬가지고요. 자꾸들 단체로 이끄시고 또 위로 올려주시네요.”

말은 겸손하게 하지만 이기재 대전광역시 주민자치회 상임회장이 여러 단체의 부름(?)을 받고 또 지도부로 올려지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 ‘지역에서 사업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지역 직능단체나 자생단체에서의 활동을 적극 추천 받고 회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임원으로 선임된다는 것이 그저 운이 좋아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전에 83개 동이 있지만 지역이 참 좁습니다. 사람들의 성향, 일거수일투족이 자연스럽게 다 드러나고 서로서로 다 알게 마련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니 외적으론 초고속승진처럼 보이는 이기재 회장의 비결(?)을 알 것 같기도 하다. 은근히 기부와 봉사 등에 열심이고 누구와도 모나지 않게 먼저 베풀고 배려할 줄 아는 그의 성정 때문이라는 것을.

주민자치,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지난 810일 이기재 회장은 대전시 주민자치회를 이끌어가는 수장, 상임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주민자치는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자치분권의 최종 지향점이 주민이고 주민으로 향하는 자치분권의 메시지를 전하는 최전선이 주민자치회라고 밝혔다.

대전시는 전국적으로도 광역 조직이 활성화되어 있는 주민자치 모범 도시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모여 대전 5개 구 주민자치협의회가 되고 협의회가 모여 광역시 주민자치회가 되는 것이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들이 모두 구 협의회와 시 자치회의 회원이 되고 시 자치회 이사회에는 원로회장과 여성회장이 당연직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대전에는 구가 다섯 개밖에 없어서 각 구 협의회장님들의 역할이 매우 크고 중요합니다. 한 분 한 분이 어떤 분이냐에 따라 대전 전체 주민자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주민자치는 특히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나 혼자의 생각이 다 맞는 것도 아니고 또 사람들의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맞춰가고 배려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나의 전문 분야는 내가 전문가이겠지만 다른 분야는 다 전문가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예우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해지죠. 저의 주민자치 경험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로회장님, 여성회장님 같은 분들의 자문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몇 개 단체에서 지도부 활동을 하고 있는 이 회장이지만 역시 가장 무게중심이 쏠리는 활동은 시 주민자치회일 수밖에 없다.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중구 협의회장은 내려놓은 상태이고 4년 간 이끌어온 문창동 주민자치위원장 직도 올해 말이면 임기가 끝난다고 한다. 내년에 시 주민자치회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이유다.

 

정치에 좌우되는 주민자치, 법제화 절실

그간 대전 주민자치는 소위 행정의 지원이 적지 않은 편이었다.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도 빠르게 확산됐다. 공교롭게도 이기재 회장이 협의회장에 올랐던 중구만 예외였을 정도로 일찌감치 빠른 전환을 보였다. 그러나 2020년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이장우 시장은 취임 후 후보 시절 공언한 내용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는 평가다. 주민자치 사업예산,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운영예산 등이 포함된 마을공동체지원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센터도, 주민자치 예산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하루아침에 그렇게 됐어요. 진영논리로 보는 인식과 시선들이 참 변화기 어렵고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주민자치가 정치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아 씁쓸하고요. 시장님과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면서 내년도 예산, 그리고 사무공간 지원에 대해서도 적극 요청을 드렸어요. 긍정적 답변을 받고 나왔지만 법제화 필요성에 대해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주민자치가 정치에 의해 이리 흔들, 저리 흔들리는 게 아니라 정치가 어떻든 누가 지자체장이 되는 간에 법령에 의거해 운영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 대전시 주민자치회는 구 협의회, 동 주민자치(위원)회에 비해 위상과 인식이 높지 않다고 이 회장은 안타까워했다. ‘어렵지만 꼭 풀어야 할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기재 회장의 어깨는 무겁지만 행보는 분주하다.

내년 총선, 토론회 준비 열심히

내년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다. 주민자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한 명 한 명이 독립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역할, 특히 주민자치회법 제정이 중요한 이슈라고 볼 때 국회의원 선거도 주민자치회의 운명에 큰 영향을 끼치는 특급이벤트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총선 후보자의 주민자치에 대한 인식과 철학, 비전을 검증할 수 있는 주민자치 토론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내년 총선은 벌써부터 이기재 회장의 발걸음을 더 바쁘게 만들고 있다. 개인사업적 측면(광고회사 운영)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시 주민자치회 차원에서도 후보자 초청 주민자치 토론회의 성공적 개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벌써 여기저기서 분주히 연락이 옵니다. 지금부터 내년 총선 토론회를 잘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주민자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특히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그 중요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설득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김윤미 기자 citizenautonomy@gmail.com

사진=문효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공공성(公共性)’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연구세미나95]
  • 문산면 주민자치회, 주민 지혜와 협의로 마을 발전 이끈다
  • 제주 금악마을 향약 개정을 통해 보는 주민자치와 성평등의 가치
  • 격동기 지식인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연구세미나94]
  • 사동 주민자치회, '행복한 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나서
  • 남해군 주민자치협의회, 여수 세계 섬 박람회 홍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