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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연두보고회, 이게 최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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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연두보고회, 이게 최선일까요?
  • 에디터K
  • 승인 2024.02.21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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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주민생활

. 최선이네요.” 하마터면 이렇게 대답할 뻔했습니다. 거창하게 질문을 던졌지만 잠시 곰곰 생각해보니 뾰족한 해답이 잘 떠오르지 않아서입니다. 그럼에도 첫 질문의 초심을 유지하며 계속 달려보겠습니다.

단체장 연두방문, 연두보고회, 신년인사회 등등 그 이름은 다양할 것 같지만. 어떤 행사인지 딱 감이 오시죠? 맞습니다, 매년 초 시군구청이나 공공기관 대회의실에서 각 동별 적정인원(?)의 주민들이 지정된 좌석을 채우고 진행되는 매우 관공서스러운바로 그 행사.

올해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는 매년 단체장이 동을 순회하며 신년인사 겸 보고회를 개최했던 것을 올해는 하나로 통합해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침! 의도한 것도 아닌데 그날 딱 휴가를 낸 저는 일부러 오후시간을 내 미리 신청 안했는데 저도 참석해도 될까요?’라고 단체방에 문자를 올리고 제가 자차로 이동하니 근처에 계신 분 같이 가시죠?’라며 나름의 기사도정신(!)을 발휘했습니다.

 

오 축하공연도 하네? 했지만

협소한 주차공간을 뚫고 겨우겨우 제일 구석에 차를 세워두고 행사장에 입장했습니다. , 행사장 앞에선 이미 신년인사회가 분주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저야~ 인사할 분들이 거의 없으니 얼른 행사장으로 들어가 ‘OO세 글자를 찾아 그곳으로 갔습니다. 미리 눈으로 스캔한 행사장 좌석배치도가 머릿속에 있어서 얼른 그쪽으로 향했더니 역시나. 그제서야 아는 얼굴들이 보이고 얼른 착석했습니다. 정치의 계절이 다가오는 시기이다보니 분주히 좌석을 누비며 명함 돌리기에 한창인 분도 눈에 띕니다.

~ 능숙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아나운서 분도 이 지역 주민이라고 해서 순간 내적 친밀감이. 식전 축하공연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역시나 지역 출신 음대생들의 열창. 오오~ 조명, 무대효과와 함께 분위기를 제법 끌어올렸습니다.

다음은 예상되는 식순입니다. 국민의례와 내빈소개, 인사말씀의 향연. 단체장, 지역 국회의원,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총선 예비후보자까지. 엄청나게 몸이 쑤실 정도로 길고 지루하게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눈이 커지고 귀가 쫑긋할 정도의 재미는 물론 아닙니다.

오늘 행사의 하이라이트?! 단체장의 2024년 지자체 운영방향 설명. 30분이라는 가장 긴 시간이 할애된 만큼, 그리고 행사의 타이틀이 지자체장 연두보고인 만큼 행사의 핵심내용인 것은 맞습니다. 최대한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여 듣기 시작합니다~~만 곧 시선이 휴대폰 액정을 향하는 것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그러합니다.

 

연두보고, 어떻게 하면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요?

지자체장 연두보고 같은 행사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재미있거나 없거나 공무원들 입장에선 매년 해왔던, 으레 꼭 해야 하는 연례행사일 것입니다. 뭐 냉정하게 말해 안한다고 큰 일 날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단체장이 관심을 가질만한, 단체장 입장에선 꼭 해야 할 행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게 말해 주민들과의 스킨십’, ‘지자체 혹은 단체장이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알릴 수 있는 기회 등등.

또 생각해보면 소위 연례행사라는 걸 준비할 때 늘 하던 데로 해야 품도 덜 들지, 뭔가 파격이나 안하던 걸 하면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도 바로 골치가 아파지기십상일 겁니다(일반 직장으로 대입해 봐도 바로 이해입니다).

근데 또 생각을 이어가다보면 지방자치, 단체장 직선의 시대입니다. 행정도 서비스마인드 투철의 시대입니다(외국에 오래 있다 오신 분들이 놀랄 정도로 관공서의 친절도가 많이 높아졌습니다만). 이런 행사들 좀 재미지게 만들 순 없을까요? ‘그렇게 말하려면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더 높아져야 합니다라고 한다면 또 아주 살짝 할 말이 없어집니다만.

올해 OO시군구에선 이런이런 정책을 시행합니다라는 정책홍보도 의미가 있지만 미리 각 동의 핵심의제, 최대이슈 한 가지를 뽑아서 거기에 대해 답을 주는 시간을 마련한다든지, (제한된 시간에 여러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긴 어렵다할지라도) 미리 소통창구를 통해 주민여론수렴을 거친 관심사를 집중 논의하는 식의 자리였으면 어떨까 빛의 속도로 생각이 스쳤습니다.

 

 

에디터K

계란 흰자수도권의 한 신도시에 서식하고 있는 글로소득자’. 삶의 8, 아니 9할 이상의 시간 동안 주민자치(위원)회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가 뒤늦게 사전 의무교육 6시간수강을 득하고 추첨에 의해 주민자치위원에 위촉됐다. 어느덧 위원 2년차를 맞았다.

 

어느덧 2년차를 맞은 초보 주민자치위원의 슬기로운 주민생활2024년 갑진년에도 계속됩니다. 1년여 전까지 주민자치 현장 경험이 일천한 지나가던 주민1’에 불과했던 에디터K는 주민자치위원 경력이 쌓일수록 슬기로운 주민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올해도 에디터K맨땅 맨바닥 주민자치 체험기에 애정 어린 관심 부탁드려요.

해당 칼럼의 내용은 특정지역의 사례, 특정 일인의 경험과 견해일 수 있으므로 타 지역의 상황과 매우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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