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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이 시군구 협의회 지위와 위상 결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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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이 시군구 협의회 지위와 위상 결정해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4.03.12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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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주민자치협의회 월례회의 전상직 중앙회장 '군산시 주민자치협의회 경영' 주제로 특별강연

군산시 주민자치협의회 월례회의가 11일 군산시 옥산면힐빙센터 2층에서 열렸다. 군산시 주민자치위원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월례회에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중앙대 특임교수)이 주민자치 특별강연을 펼쳤다.

노정현 군산시 주민자치협의회장
노정현 군산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윤명규 전임 사무국장(왼쪽)

 

노정현 군산시 주민자치협의회장의 인사말과 임원진 소개, 윤명규 전임 사무국장에 대한 동행 족자 수여에 이어 본격적인 특강이 열렸다. 전상직 회장의 특강을 지상중계한다.

 

시군구 협의회, 주민과 지역 대표해야

주민자치를 25년 동안 해왔다. 이를 통해 느낀 것은 개인이 아니라 모든 주민이 함께 할 때 진정한 주민자치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주민자치는 주민들이 함께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역유술(仁亦有術)), 사람이 어질게 살아가는데도 방법이 있다는 말처럼 주민자치를 잘하는데도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다.

결국 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가 수행하는 일에 따라 협의회의 지위와 위상도 결정된다. 제대로 일한다면 행정이 뒤따라 올 것이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행정에 짓눌리게 된다. 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가 해야 할 궁극적인 임무는 주민과 지역을 대표하는데 있어야 한다.

 

걸리면 걸림돌이지만 디디면 디딤돌

물론 시군구 협의회가 일하는데 걸림돌도 있다. 조례로 구속하고 읍면동장, 시군구장, 시군구의원들이 간섭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걸리면 걸림돌이지만 디디면 디딤돌이 된다. 디딤돌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들이 배우면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회가 마련해 줘야 한다.

이렇듯 주민자치는 주민이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 시범실시 주민자치회 역시 헛발질로 실패한 제도다.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민자치를 지자체가 주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시민단체가 주도했다. 주민자치의 성공 경험을 축적하는데 실패하고 만 것이다.

만약 시범실시를 한다면 진정으로 유의미한 시범실시가 필요하다. 주민들이 주권자로 연대해 설립하고 운영하는 주민성, 주민들이 자치할 수 있도록 구역에서 계층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마을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계획-실시-평가하면서 동기화되도록 하는 자치성이 필요하다.

 

협의회의 기능, 지역과 주민의 대표자-자치단체와의 협력자

시군구 협의회의 지위는 지역 주민의 대표자로서의 기능, 자치단체와의 협력자로서의 기능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과연 지역과 주민을 대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다. 주민들이 주민자치회를 지역과 주민의 대표로 인정하려면 우선 주민이 주민자치회장을 직선할 수 있어야 한다. 협력자로서의 지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재는 행정이 시키는 데로만 하지 행정과 제대로 협치하지는 못하고 있다.

 

계획-실행-평가 협의회가 직접 수행해야

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는 회원 관리, 조직 운영, 읍면동에 대한 대표/대변/소통, 시군구 간 협치, 지역 내 기관과의 협력, 유공자 포상 등의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군구 행정과의 관계에서는 조례, 예산, 주민자치 교육/행사/사업 등을 관장하는 기능을 맡아야 한다.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에 대해서는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임무/권리를 지원하고 주민과의 소통, 지역 단체 간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렇듯 시군구 협의회 운영이 제대로 되려면 일단 구성원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 회장, 부회장, 간사, 자문위원, 전문가 등이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특히 자문위원과 전문가 집단을 포함시켜 각 부문별 전문성을 제고시켜 협의회의 역량 및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주민자치협의회의 최우선 운영 원칙은 스스로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회의 준비와 연락은 모두 공무원이 하고 회의 진행만 협의회장이 하고 있다. 회의록 정리나 회의 결과 홍보 역시 공무원의 몫이다. 협의회가 스스로 해야 한다. 모든 사무의 계획-실행-평가를 협의회가 직접 해야 한다. 물론 사무국장 혼자 감당하기는 어렵다. 업무를 분담해 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소화해 내야 한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중앙대 특임교수)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중앙대 특임교수)

 

읍면동 위원 전체가 시군구 협의회 회원될 것

시군구 협의회의 회원은 읍면동 주민자치위원 전체가 되어야 마땅하다. 이 회원들이 한 달에 1만원씩만 회비를 내도 행정에 손 벌리지 않고 주민자치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조직 구성도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모집해야 한다. 회의도 한 달에 한번 해서는 큰 의미가 없다. 크고 작은 회의를 수시로 실시해 활성화 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시군구 협의회가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대표하고 대변하며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읍면동장에 맞설 수 있는 출중한 자치역량을 키워야 한다. 주민자치회 조례, 예산 등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시군구와의 협치도 중요하다. 주민참여예산이 좋은 예다. 그러나 지금의 주민참예산은 빈껍데기 예산이다. 주민에게 예산을 먼저 주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에게 맡기는 것이 진정한 주민참여예산이다.

유공자 포상도 시군구 협의회의 임무다. 단순히 주민자치 유공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 지방의회 의원 등에게도 주민자치를 잘 지원해 줬다면 포상해 줄 수 있다. 경찰서장, 소방청장 등 여러 기관장에게도 포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주민자치하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례와 예산 꼼꼼히 살펴야 주민자치 권리 주장할 수 있어

주민자치회 조례를 열심히 공부하셔야 한다. 조례를 공부하지 않으면 주민자치 발전이 없다. 협의회가 주도해 공부해야 한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우리 지역 예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 예산도 파악해서 무엇이 부족한지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행정에 예산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주민자치 교육, 너무나 중요하다. 우선 연간 교육 계획부터 잘 짜야 한다.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세부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수립해야 한다.

주민자치 행사와 사업도 협의회가 주축이 되어 진행해야 한다. 행정에서 공무원들이 짜 준 각본대로 따라해서는 절대 안 된다. 마을 주민 중 능력 있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을 활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주민자치 행사와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주민과의 소통, 주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는데서 시작

주민자치위원들 중에 임기만 마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다수다. 위원들이 제대로 주민자치 할 수 있게 잘 유도하는 것도 협의회의 업무 중 하나다. 시스템과 규칙을 잘 디자인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다면 주민과의 소통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해외 주민자치의 예를 들어 설명해 드리겠다. 일본 주민자치회인 정내회는 마을 일 전체에 관여한다. 그 중 제일 중요한 게 주민들의 민원 처리다. 주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인 것이다.

우리 주민자치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주민자치위원은 25~30명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통장, 다양한 직능단체, 지역 동호회, 종교 모임, 학부모 모임 등 마을에 있는 모든 단체들이 주민자치위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단체 간 협력과 협업이 활발해 질 수 있다.

 

바람직한 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 모델은?

서울 종로구를 대상으로 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의 올바른 모델을 만들어 봤다.

시군구 협의회장은 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 총회에서 선출해야 한다. 전문위원/자문위원/감사위원/운영위원을 두고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주민자치위원을 관리하고 결속시키는 회원국, 주민자치 회의를 주관하는 사무국, 주민자치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국을 두어야 한다. 사업국은 자치강좌, 자치행사, 자치사업을 수행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관례/계례와 전입주민환영회 훌륭한 주민자치 사업될 수 있어

청소년 성인식인 관례/계례는 훌륭한 주민자치 사업이 될 수 있다. 16세가 되는 학생들을 매주 토요일 향교에 모아 명망 높은 어른의 집례로 관례/계례를 멋있게 실시하면 건강한 사회자본을 형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성균관유도회본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전입주민환영회 역시 매월 신규로 전입하는 주민에 대해 시군구의 뜻 있는 사람과 상견례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한다면 이 또한 건강한 사회자본을 형성할 수 있다.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와 협력해 구체적인 실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의 올해 최우선 사업은 사회자본 만들기다. 종로구에 주민발안 조례를 입법하기 위해 대대적인 주민서명을 마쳤고 의회의 통과만 기다리는 중이다전입주민환영회와 관례/계례에 대해서는 경상북도는 우선실시를 확약했고, 전라남도는 실시원칙을 동의했으며, 충청남도는 실시제안을 동의했다.

본격적인 실행을 위해 성균관유도회, 평생교육단체,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등과 협의하고 있다.

 

시군구 협의회가 읍면동에 먼저 손 내밀어야

시군구 협의회가 먼저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라면 반죽에 이스트를 넣어 맛있는 빵으로 만드는 것은 리더십이다.

소통 없는 리더십은 아무리 좋아도 독재이고 주민자치가 아니다. 주민자치는 소통이라는 화두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 역할을 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가 담당해야 한다.

여수시 협의회장 이취임식에서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여수 주민자치 가족들이 800명인데 한 달에 1만 원씩만 회비를 내면 한 달에 800만 원이고 1년이면 1억 원이다. 이 예산이면 여수시 주민자치가 못할 일이 없다. 신임회장님이 여기에 더 보태면 보태시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1억 원을 보태신다면 저도 1억 원을 보태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 달에 1만원씩만 회비를 낸다면 금액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주민자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주민자치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군산시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을 모아주신다면 시너지가 거대하게 일어날 것이다. 저의 바람이자 소원이다. 저 역시 힘을 보태겠다.

 

 

사진=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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