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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협력으로 주민자치 발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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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협력으로 주민자치 발전 이루자”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2.04.1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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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주민자치를 이끌어가는 사람들②
김득웅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최근 인천시 주민자치회는 운영 방식과 활동을 두고 일부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주민자치의 정신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려는 이들이 있어 인천시 주민자치의 미래는 밝다. 성관실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연합회장과 김득웅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이현열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와 주민자치 실질화 방안,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득웅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김득웅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김득웅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진중한 태도와 행동으로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그에게 믿음을 보내고,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인천시 주민자치회 해법 모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주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974년 농협에 입사하며 인천에 자리를 잡았다. 2005년 명예퇴직 후 숭의2동에 위치한 근린상가운영위원장을 맡으며 주민자치위원회와 인연을 맺었다. 6년간 숭의2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후 2017년 인천 남구 주민자치협의회장, 2018년 인천 미추홀구 주민자치협의회장을 거쳐 2020년 인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에 추대됐다. 이어 2021년에는 전국 구 단위로는 처음으로 미추홀구 주민자치원로회의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김 회장은 당시 취임식에서 인천시 주민자치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변화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데, 미추홀구 주민자치원로회의가 그 구심점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현직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나누고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진 못하지만 하반기부터 조금씩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2020년 인천시 주민자치원로회의가 창립했지만 발족식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활동을 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위원님들이 원로회의를 활성화하고 구 단위 조직도 출범해야 한다고 의견을 주고 계셔서 각 구별로 창립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경에는 구별 원로회의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구 단위 원로회의 조직이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되며 주민자치회조항이 삭제된 데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주민자치라고 하면 주민의 자치가 되어야하는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회에 입법사법행정권을 분권하지 않으니 정부의 지원 없이는 주민자치회 운영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주민들 상당수가 주민자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점도 문제입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주민자치위원들이 아침마다 마을을 청소하고 어르신 돌봄, 무료배식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런 활동들을 통해 주민자치가 한 걸음씩 발전해 왔는데 최근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주민들의 참여나 관심이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주민자치회 시범운영에 대해 김득웅 회장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서 제도적으로는 인원도 늘어나고 가용 예산도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되는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민자치회는 위원을 추첨으로 선정하다보니 정작 마을에 애정을 갖고 활동해온 분들의 참여가 가로막히고 전문성과 연속성이 단절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또 중간지원조직이 시에서 사무실과 인건비를 지원받으며 주민자치회 운영에 간섭을 하고 있어 정작 주민들의 자치력은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일부에선 분과별 활동에 치중해 주민자치회 전체의 단합과 협력은 도외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민자치회가 진정 주민들의 자치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대대적이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김 회장은 현행 주민자치회의 문제점 중 상당수가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표준조례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표준조례가 지역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직구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주민자치회 조례가 뼈대는 같고 세부적인 면에서 지역 특성이 반영되어야 하는데, 반대로 세부사항은 지나치게 규정하는 반면 조직 구성은 제각각이라 체계적인 기구 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득웅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의 취임식 모습. 월간 주민자치 자료사진.
김득웅 인천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의 취임식 모습. 월간 주민자치 자료사진.

올해 치러지는 대선과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주민자치 정책이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기 위해선 위원들이 단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가장 시급한 것은 주민자치회법 제정이다. 국회에서 관련 논의와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민자치회와 원로회의, 여성회의가 힘을 모아야 한다또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주민자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지방선거 기간 동안 후보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거나 주민자치 국민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각적인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에 나설 후보들에게는 주민자치가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잘못된 제도를 개선해 주민자치 실질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고민해 달라. 기초의회 역시 주민자치에 관심을 갖고 조례 개정과 재정 지원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현장에서 느낀 문제를 토대로 제도 개선 방안도 제안했다.

현재 주민자치회는 누구나 위원에 지원할 수 있고 추첨으로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주민들에게 고르게 참여기회를 부여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통장이나 10개가 넘는 자생단체의 임원이나 회원들이 무더기로 지원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습니다. 예전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각 자생단체장 1인만 주민자치위원으로 참여케 했는데, 이제는 추첨 결과에 따라 특정 단체나 정치색을 가진 이들이 대거 위원에 선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원 선정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내성적이던 성격이 주민자치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는 김득웅 회장. 김 회장은 전국의 주민자치위원님들이 마을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해주시길 바란다앞으로 인천시 주민자치원로회의는 주민자치 현장에 밀알 같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험과 지혜를 나눠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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